고등학교 국어, 무엇이 다른가

고등학교 국어고등학교 국어, 무엇이 다른가

입시와 교육에 관심을 가진 학부모라면 중학교에서 최상위권 성적을 거두던 학생이 고등학교 입학 후 국어가 4등급이 되었다거나 왜 국어는 공부해도 등급이 안 오르는지 모르겠다는 등 주위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고 내 아이를 위해 무엇을 해 주어야 하나 고민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중학교 1등이 고등학교에서 4등급이 되는 이유. 학부모와 학생들은 그 이유를 모르지만 교사들은 그럴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대체 고등학교 국어는 무엇이 다르기에 중학교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한 학생들이 국어 교과에 어려움을 겪는 것일까요?

국어가 국어가 아닌 것 같다.

고등학교 국어의 학습 목표와 성취 기준은 중학교에서 이미 기본 개념을 습득한 내용을 전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당연히 텍스트와 출제 수준이 확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중학교에서는 시를 배울 때 한 시간에 ‘말하는 이’를 배우지만 고등학교에서는 주어진 작품의 화자, 청자, 표현법, 작가, 비평 관점, 주제, 상징성, 배경 등을 모두 탐구ㅎ바니다. 갑자기 달라진 수업의 속도와 밀도, 어려워진 개념으로 학생들은 믿었던 국어에서마저 벽을 느끼게 됩니다.

내신 시험도 수능형이다

고등학교 국어는 내신도 수능형으로 출제됩니다. 특히 국어는 대부분 교과서 외 지문을 활용하여 출제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체감 난이도는 더 어렵습니다. 중학교에서 익혀 와야 할 개변 학습이 덜 된 상태라면 갑자기 너무 많은 학습량에 포기하고 싶어질 것입니다. 열심히 달달 외운 것들로 시험을 칠 수 없기때문에 여태껏 국어는 혼자서도 가능하다고 생각한 학생들조차 학원을 찾아가게 된다는 것이니다.

학원에서의 학습으로 모든 것이 해결 되지 않는다

많은 고등학교 학생들이 첫 지필고사를 보고나면 국어 학원에 등록합니다. 그 학생들은 성적이 다 오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주로 학원에서 내준 내신 기출 족보 문제집을 푸는 것으로 시험준비를 합니다. 이것은 전국 고등학교 기출 내신 문제나 각종 문제집에서 시험 범위에 해당하는 문제들을 모아놓은 것입니다. 하지만 시험 범위에 비해 광범위한 내용의 문제를 풀게 하기 때문에 결국 도움이 될 수는 있겠으나 맥락을 이해하지 않고 문제에 나오는 개념도 모르는데 문제만 푸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공부하는 순서와 방법에 대한 피드백을 주지만 아이들은 급한 마음에 문제풀이에만 매달리게 됩니다. 이것은 노동이지 실력이 아닙니다. 많은 교사들은 문제풀이가 의미가 있으려면 자신이 텍스트와 개념을 유기적으로 이해하고 문제가 원하는 맥락을 짚어낼 힘이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학원에서 이러한 부분을 공부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학생들이 국어만 공부하는 것도 아니고 다른 과목들의 부담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기초부터 다지기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고등학생들의 국어 공부에 가장 큰 문제는 문해력이다

고등학교 교사들은 가장 큰 문제점으로 학생들이 글자로 정보를 습득하고 글로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것을 힘들어 한다는 것을 꼽습니다. 특히, 지금 10대 청소년들은 카톡이나 SNS로 대화를 나누는 문화에서 성장해 짧은 토막글로 하는 의사소통에 익숙합니다. 그래서 ‘완전한 문장’으로 쓰는 글을 매우 힘들어 합니다. 국어책이든 무엇이든 ‘읽는’ 것 자체를 힘든 일로 인식한다는 것입니다. 유,초등학교 학생시절부터 태블릿으로 학습하고 영상 미디어에 과다하게 노출됩니다.  그러니 ‘책’에서 시작해서 시험치로 끝나는 고등학교 공부가 어려운 건 당연한 일이 아닐까요?

교사들은 여기저기서 ‘문해력’, ‘문해력’ 외치며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읽기 자체를 힘들어하는데 문해력이니 텍스트의 유기적 이해니 하는 것이 가능하겠냐고 반문합니다. 꼭 국어 뿐 아니라 타 교과 수행평가에서도 책 읽기가 힘들어진 아이들은 유튜브 요약본 검색에 바쁘고, 그 결과 교사는 교과 세특(세부능력특기사항) 에 개별화해서 써줄 만한 내용이 하나도 없는 부실한 결과물만 있다며 안타까워 합니다. 교사들은 많은 학부모들이 자기 아이의 언어 습관과 언어 이해, 표현 능력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사실에 주목합니다.

고등학생들이 국어 공부 잘 하려면 해결 방법은

고등학교 학생들이 국어 교과 문제 풀이 익힐 필요 있는 것도 사실이고 수업내용이 이해가 안되는 수준이라면 학원의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내신도 수능도 학습 내용을 그래도 암기하였는지 확인하는 문제를 출제하지는 않으며 수행 평가 역시 학습 내용을 어떻게 내재화하여 자신만의 관점으로 표현하는지를 평가하기 때문에, 어떤 평가에서든 고득점을 얻고 싶다면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국어에 필요한 ‘읽기, 쓰기, 말하기, 듣기’의 ‘핵심학습역량’을 먼저 갖추어야 합니다. 교사들은 ‘기본적인 어휘력과 사고력을 갖춘 상태에서 읽고 쓰기에 두려움이 없고, 상대의 말을 듣고 판단하고 자신의 생각을 조리있게 정리하여 말할 줄 아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유,초,중 학교 시절을 거치는 동안 힘써 독서지도를 함으로서 스스로의 힘으로 고등학교 학습을 해 나갈 수 있는 ‘핵심학습역량’을 키워 주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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